♬정선아리랑-수심편 上( 불사이군의 충의)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 넘겨주게.
♬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1) 질라나
만수산(萬壽山)(2)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 명사십리(明沙十里)(3)가 아니라면은 해당화(海棠花)는 왜 피며
모춘(暮春) 삼월(三月)(4)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울어.
(1).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장마
(2). 송도(松都) 개성(開城)에 있는 山 이름
(3). 함경남도 원산시 갈마반도(葛麻半島)의 남동쪽 바닷가에 있는 백사장.
바다 기슭을 따라 흰 모래톱이 10리나 이어지고 있어 명사십리라고 한다.
이 일대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참나무들이 자라며 특히 해당화가 많다고 한다.
(4). 늦은 봄. 여기서는 멸망한 고려(高麗)의 은유.
★註 : 이 노래는 정선아리랑의 시원을 이루는 노래로서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고려조가 망하게 되자 이제까지 관직에 있던 선비들이 이를 비관하고 송도(松都)에서 두문불출 은신하다가 정선으로 은거지를 옮겼다.
지금의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남면의 거칠현동과 백이산에 머물면서 이제까지 섬기던 고려왕조가 그냥 망하고 말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다시 계승될 것인지 송도(松都)에는 험악한 먹구름이 모여드는 시운(時運)을 한탄하고 쓰라린 회포를 달래며 부른 노래이다. 대사(對詞)는 이러한 어려운 때가 아니라면은 자기들이 모든 것을 등지고 쓸쓸한 이 산중에서 울부짖으며 살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심정을 읊은 것이다.
정선아리랑의 가락이 구슬프고 구성진 곡조를 지닌 것은 이러한 한탄과 시름을 읊조리게 된데 연유한 것이다. 당시 몇몇 고려 유신과 함께 거칠현동과 백이산에서 고려조를 위한 충의로웠던 마음씨를 읊은 칠현들의 시(詩)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 採薇軒 全五倫 詩(채미헌 전오륜의 시)
東來朝服佐臣身(동래조복좌신신) 遙望松京哭滿巾(요망송경곡만건)
唐虞世遠吾安適(당우세원오안적) 矯首西山繼絶塵(교수서산계절진)
정선으로 가지고 온 관복을 몸에 걸치고 멀리 송도를 바라보니 슬픔만 하네. 요순시대는 멀리 갔으니 내 어디로 가리오. 서산을 향하매 머리 드니 진세와 인연을 끓었네.
◈. 樹隱 金沖漢(수은 김충한)
一片丹心不二身(일편단심불이신) 雲山獨立苞 桑世(운산독립포 상세)
松京何在淚流中(송경하재루류중) 無塊首陽斷絶塵(무괴수양단절진)
일편단심은 두 나라를 섬기지 않으니 송도는 어디 있는지 눈물만이 흐르네. 먼 산은 흥망성쇠에 아랑곳없이 우뚝 섰으니 세상에 부러움이 없이 수양산 고사리나 캐어 먹으며 숨어 살겠네.
◈. 都摠制 高天遇(도총제 고천우)
此身猶是舊朝身(차신유시구조신) 靖節先生何處在(정절선생하처재)
回憶松京淚濕巾(회억송경루습건) 尋陽江山晉風塵(심양강산진풍진)
이 몸은 오직 고려나라 사람, 송도를 생각하니 눈물이 옷을 적시네.
정절선생은 어데 갔는고, 심양강산의 어지러운 풍진이랑 쓸어버리지.
◈. 尊菴 李遂生(존암 이수생)
新朝榮辱不羈身(신조영욕불기신) 憐君獨守雪山餓(연군독수설산아)
一曲薇歌淚濕巾(일곡미가루습건) 雷首淸風斷絶塵(뇌수청풍단절진)
새 나라 영화에 구속받지 않는 몸 고사리 캐는 구슬픈 노래 가락에 눈물만 흐르네. 구름에 잠신 산속에서 주린 배를 참는 그대 가련하여라. 내(兩) 앞으로 맑은 바람 티끌 세상 씻어주네.
◈. 黃衣 翁申晏(황의 옹신안)
天地網常任一身(천지망상임일신) 瑞雲屹立滄桑世(서운흘립창상세)
新朝不染舊依巾(신조부염구의건) 雨過薇岑更洗塵(우과미잠갱세진)
삼강과 오상의 법도가 내 몸에 있으니 새나라 위력도 굳은 절개는 꺽지 못하네. 서운산은 변화무상한 세상 바깥에 높이 솟았고 내는 고사고개(백이산인 듯)를 지내니 티끌 지상 씻어주네.
◈. 竹岡 邊貴壽(죽강 변귀수)
新朝天地獨歸身(신조천지독귀신) 堪守首陽採薇餓(감수수양채미아)
遙望王京淚滿巾(요망왕경루만건) 瑞雲洞裏斷前塵(서운동리단전진)
새 나라 세상에서 홀로 돌아온 몸 멀리 옛 서울 바라보니 눈물이 한없이 흐르네. 수양산 고사리로 고픈 배를 참아내니 서운마실 티끌 세상과 인연 끓는데..
◈. 隱士 金瑋(은사 김위)
至死不遷不變身(지사부천부변신) 新朝榮寵夢中事(신조영총몽중사)
松京己矣淚沾中(송경기의루첨중) 豈染亂風一點塵(개염난풍일점진)
죽음에 이르더라도 변절치 않는 이 몸, 송도는 이미 지난 일이니, 눈물만이 옷을 적시네. 새 나라 부귀영화도 꿈 만 같네. 어찌 어지러운 세상에 물들리요만 한 점의 티끌인 것을 지금의 낙동리 거칠현동에서 은거한 칠현은 전오륜. 김충한, 도총제. 고천우, 이수생, 옹신안, 변귀수, 김위의 일곱 분으로 후인은 이 일곱 분들의 불사이군하는 충절을 추모하여 그분들이 거처하던 골을 거칠현동이라 하여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 후렴(1)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 후렴(2) :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註 : 후렴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후렴(1)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후렴(2)을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혹 후렴의「고개 고개로」다음에 「「단둘 이만 넘겨주게」「단둘이만 넘자」또는「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철이로구나」등의 가사를 대체하여 부르기도 함.
♬ 강초일일(江草日日)(1)에 환수생(換愁生)(2)하니
강(江) 물만 푸르더라도 고향(故鄕) 생각(生覺) 나네.
♬ 무협(巫峽)(3)이 냉냉(冷冷)하여 비세정(非世情)(4)하니
인생차세(人生此世)에 무엇을 하나.
(1). 강가의 풀이 나날이 푸르러짐
(2). 수심이 다시 일어남
(3). 서촉 땅 무협이란 곳이 차고 차서
(4). 세상의 정이 아님
★註 : 고려조가 망함에 불사이군의 충의를 지키기 위하여 정선에 낙향한 선비들이 부른 노래로 그들이 겪고 있는 쓰라림이 마치 오랜 옛날 당 명황시대에 서촉으로 쫓겨 가서 갖은 고생을 다 한 두보의 처지와 같음으로 두보의 시름에 관한 시(詩)에다 자기들의 심정을 첨가하여 부른 노래로 다정했던 벗들과 헤어진 외로움 그리고 지난날에 뜻을 펴려고 하던 시절의 회상과 그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향수를 달래고 이러한 산간에 와서 남아로서 국운을 바로 잡지 못하고 은신만 하고 있는 자신을 비관하며 부른 노래이다.
♬ 강산고택(江山古宅)(1) 공문조(空文藻)(2)하거든
운우황태(雲雨荒)(3)에 기몽사(機夢思)(4)라던가.
♬ 야월삼경(夜月三更)(5)에 저 두견(杜鵑)아
촉국흥망(蜀國興亡)(6)이 어제와 오늘에 아니거든
어찌하여 저다지 슬피 우나.
(1). 강산의 옛집.
(2). 훌륭하게 잘 된 문장이 없으니 文藻는 글재주.
(3). 구름 비 거친 들판에.
(4). 몇 번이나 꿈에 생각하였으나.
(5). 달 밝은 삼경.
(6). 촉나라의 흥하고 망함.
♬ 금준미주(金樽美酒)(1)는 천인(千人)의 혈(血)이요
옥반가효(玉般佳肴)(2) 만성고(萬姓高)(3)라
♬ 촉루락시(燭淚落時)(4)에 민루락(民淚落)(5)이
가성고처(歌聲高處)(6)는 원성고(怨聲高)(7)라.
(1). 금동이에 든 좋은 술
(2). 옥 쟁반에 얹어 놓은 맛있는 안주
(3). 많은 백성의 기름
(4). 촛물이 떨어질 때
(5). 백성의 눈물이 떨어짐
(6). 노랫소리 높은 곳
(7). 원망의 소리가 높다.
★註 : 이 노래는 춘향전에 나오는 글로 이(李) 어사가 변 사또 생일잔치에 불청객으로 참석하여 관가의 행패가 백성들에게 끼치는 피해를 읊은 글로 그 옛날, 이 지방의 백성들이 폭정에 대하여 원망을 하며 이 글을 아리랑 곡에 맞추어 부르며 억울한 마음을 달랬던 흔적이 담긴 노래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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